진단 장비 유통 기업이 AI 주문 챗봇을 개발한 이유 (a.k.a AI 챗봇 개발기)

진단 장비 유통 기업이 AI 주문 챗봇을 개발한 이유 (a.k.a AI 챗봇 개발기)

메디원이 진단 검사 항목별 장비와 시약을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는 AI 주문 챗봇을 개발했어요! 이 챗봇은 고객님들께서 축약어, 신조어, 구어체 등으로 구매 요청한 품목들을 자동으로 확인하고, ERP 시스템에 주문을 입력하는 역할을 맡고 있죠. 고객님들께 더 큰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탄생한 메디원의  AI 주문 챗봇! 우리의 개발 여정을 함께 살펴보실까요? 

왜 AI 주문 챗봇을 만들었나요? 

진단 장비 유통 시장에서는 영업 사원을 통한 개별 주문 방식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어요. 이렇게 들어오는 주문들은 ERP 시스템에 자동으로 등록되지 않아,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지속적으로 저해했어요. 휴먼 에러로 인한 오기재, 오배송 등이 반복되면서 고객님들께 불편을 안겨드리기도 했고요.

우리는 ‘어떻게 하면 주문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했어요. 2022년에는 웹 주문 시스템을 도입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보려 하기도 했죠.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웹 주문 시스템을 통한 주문율이 77%까지 늘어났지만, 영업 사원의 카카오톡, 문자, 이메일 등을 통해 주문을 넣는 고객님들도 여전히 존재했어요. 정기적인 주문은 웹을 이용하되, 비정기적인 소량 주문은 영업 사원에게 따로 요청하는 하이브리드 주문 형태도 새롭게 생겨났죠. 

어쩔 수 없이 주문 담당자는 영업 사원을 통한 구매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전산에 개별적으로 내용을 등록해야만 했어요. 한 번쯤은 괜찮지만, 2025년 반기만 해도 무려 3,300개 품목에 대한 주문을 수기로 등록해 왔죠. 메디원 기술팀은 주문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개선하고, 고객이 느낄 불편함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기로 했어요. 그 과정에서 떠올린 아이디어가 바로 주문부터 전산 등록까지 한 번에 가능한 AI 주문 챗봇이었어요. 

메디원의 웹 주문 시스템 주문화면

이런 과정을 거쳐 개발했어요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 메디원 기술팀은 우리의 챗봇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을 먼저 정의했어요. 

사용자가 자연어로 주문한 내역을 확인하고, 전산에 등록하는 일을 담당하는 메디원 챗봇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보다도 품목을 효과적으로 매칭하고 분류하는 능력이었어요. 현장에서는 진단 장비와 시약을 지칭하는 용어가 공식적인 상품명과 다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데요. 이를테면, 이름이 ‘AST, ALT’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OT, PT 1개씩 주문할게요’라고 이야기하는 식이죠.

메디원의 AI 주문 챗봇이 똑똑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용어와 상품명을 정확하게 매칭하고 분류하는 로직이 제대로 작동해야 했어요.

1️⃣ 1차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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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주문 → 품목 & 수량 구문 분석(Parsing) → `계약 단가 DB`에서 품목 매칭 → 매칭되지 않은 품목 선별 → ‘의미적 검색’으로 재검색 → 최종 주문서 전달

처음에는 고객의 주문에서 품목을 추출한 뒤, ‘계약 단가 DB’를 조회해 매칭되는 품목을 찾는 방식으로 로직을 설계했어요. 업계에서만 통용되는 용어들은 표로 만들어 차곡차곡 모으고, 이를 벡터화하여 의미적 검색(Semantic Search)이 가능하도록 구현하려 했죠.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요. 고객님들이 사용하는 언어에는 변수가 정말 많았거든요. 고객님 중에는 계약되지 않은 품목을 문의하시거나, 신조어를 사용하시거나, 심지어 오타를 그대로 입력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동의어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유의미한 의미적 검색이 이뤄지기도 어려웠어요. 

“못 찾았습니다”라는 챗봇의 답변이 반복되면, 사용자들은 챗봇이 쓸모없다고 느끼고 이탈할 것이 분명했어요. 챗봇의 존재 가치를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했죠. 

2️⃣ 2차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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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주문 → 품목 & 수량 구문 분석(Parsing) → `마스터 DB`에서 전체 품목 검색 → `계약 단가 DB`에서 품목 매칭 → 고객에게 확정 요청 → 최종 주문서 전달

두 번째 설계에서는 메디원이 취급하는 전체 상품이 담긴 ‘마스터 DB’를 우선 검색 대상으로 삼기로 했어요. '고객이 계약한 품목은 아니지만, 회사가 판매하고 있는 품목 리스트'를 먼저 조회하고, 병원별 계약 단가 DB에서 한 번 더 매칭하는 구조로 변경해 검색 실패 확률을 줄인 거예요. 

한층 더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여기에 사용자 확인 절차(Human-in-the-Loop, HITL)를 추가하기도 했어요. 시스템이 스스로 자신의 확신도를 인지하게끔 하고, 판단에 대한 확신도가 낮으면 3개의 답변 후보에 대한 검증을 사용자에게 직접 요청하는 방식이에요. 사람과 AI의 협업으로 완성되는 이 로직은 메디원의 고객 및 상품 특성을 고려한 최적의 방식이었죠. 

AI가 확신하기 어려운 항목을 사용자가 검증하기 시작한 이후로, 동의어 DB에 레이블링된 데이터가 자동으로 축적되기 시작했어요. 사용자의 클릭 한 번으로 부족했던 동의어 DB를 채워가는 선순환 효과까지 얻을 수 있게 된 셈이에요. 메디원 기술팀은 이 로직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챗봇 구현에 나섰어요.

3️⃣ 챗봇 구현

챗봇은 Slack n8n을 조합해 만들었어요. 메디원이 업무 커뮤니케이션 툴로 사용하고 있는 Slack은 다양한 개발 환경과 유연하게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메디원도 웹 훅을 이용해 Slack과 챗봇 모델을 연결해 활용하기로 했어요. 

기술팀에서는 기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작업 유연한 적용이 필요한 작업을 나누어 챗봇을 만들었어요. 예를 들어, 병원 코드를 찾거나(search_hosptical_code), 제품을 검색하는(search_products_only) Slack 워크플로는 단계에 따라 기계적으로 실행되어 검색 오류를 최소화해요. 그러다 특정 작업이 실행되지 않으면 뇌 역할을 담당하는 AI Agent가 스스로 계획하고 판단하여 상황에 맞게 재실행을 지시하죠. 

n8n 에서 AI 에이전트 노드 예시

UI/UX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고려한 것은 편의성이었어요.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챗봇의 활용도가 높아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AI 주문 챗봇에서는 첫 주문 내용만 입력하면, 그 이후 과정은 대부분 버튼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진행할 수 있어요. 번거롭게 키보드로 내용을 입력하며 챗봇과 대화하지 않아도 주문 과정을 끝마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주문 내용을 확인하는 AI 에이전트 챗봇과의 대화 예시

메디원이 꿈꾸는 AI 기술 혁신! 

AI 주문 챗봇을 도입한 이후, 메디원의 주문 관리 프로세스는 눈에 띄게 달라졌어요. 과거에는 제품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주문을 ‘입력’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써야 했다면, 이제는 고객의 주문과 최종 주문서를 ‘검수’하는 역할로 변화했답니다. 업무의 효율성도 훨씬 더 높아졌어요. 

초기 개발 단계인 현재는 메디원의 영업 사원과 주문 담당자만 사용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고객 여러분께 진단 업계 최고의 도메인 지식을 갖춘 AI 주문 챗봇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메디원의 AI 주문 챗봇을 이용해 더 간편하고 빠른 주문 경험을 하실 수 있는 그날을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